주말동안 영화 세 편
Posted 2007. 8. 8. 09:38, Filed under: Story디워
스토리가 없다고 많이 비판을 받던데 보니까 의외로 그런건 못느꼈고 재밌게 봤다.
스토리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는다는데 트랜스포머나 그게 그거지 싶은데 ㅋ
(우주 괴물이 쳐들어오는거나 한국의 고대 신화나, 큐브나 여의주나 -_-)
오히려 아쉬운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실사로 찍은 부분.
연기력은 아무래도 신인들이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배우들이다 보니 어쩔 수 없고-
특히나 한국을 배경으로 찍은 부분은 더 심하게 느껴진다.
(사실 영어로 연기하는 부분은 어색한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실사와 CG가 함께 나오는 부분에서는 촬영 기법이나 카메라 앵글 같은게 약간 어색하달까.
굉장히 스케일이 큰 장면인데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거나 화면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없이
연출된 상황이라는게 느껴진다.(실사만) CG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하는 듯한 모습.
CG는 예전에 찍은 듯 보이는 초반 30분 정도를 제외하고는 뒤로 갈 수록 점점 좋아진다.
마지막에 이무기가 용으로 변신해서 부라퀴와 싸우는 모습은 와우~
상상 속의 용을 너무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리고 곳곳에서 심형래 특유의 유머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심형래 감독의 의지.
한국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 마지막에 배경으로 깔리는 아리랑.
(공룡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알겠다 ㅋㅋ)
무작정 비판만 받아야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론가들이나 독립영화 감독 같은 영화 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디워를 그렇게 못마땅해한다는데.
그 정도 돈으로 그거밖에 못만드냐고, 애국심에 기대서 잘 만들지도 못한 영화로 돈만 벌려 한다고 하지만..
열정하나만으로 투자를 받아내고 힘든 시기도 거쳐 6년이란 시간동안 만든 영화에서
무엇보다 심형래 감독의 의지와 도전정신이 잘 느껴진다.
앞서 말했던 어설픈 구도와 앵글, 웃긴 연기 지도 또한 싫지 않다.
겨우 1, 2년 들여서 시덥잖은 줄거리의 쓰레기 영화 만드는 것보다야 훨씬 멋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최근에 좀 잘만들었다 하는 한국영화들, 스토리는 전부 이미 공인된 다른 것들에서
따온 거 아니었나. 언제부터 스토리 빈약이 그렇게 욕을 먹을 일이었다고 다들 눈에 쌍심지를 켜고 덤벼드는지
(바람직하다는건 아니지만 주제를 알아라는거다. 스크린 쿼터할 때는 애국심 애국심 노래를 부르더니)
자기네는 예술하는 사람이고 심형래 감독은 평생 코미디언인가.
특권의식이야 열등감이야?
대체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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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고- 정말로 감동적이었단 생각은 별로 안들었지만- 눈물은 많이 났다.
정치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당시 광주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렇지만 감성적으로 잘 전달하는 듯하다.
평범한 시민이 왜 폭도가 되었나. 하는 것.
복잡한데다 뭐가 진실인지도 알 수 없는 정치적 사실을 배제하고라도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될 시민의 희생.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는 사실.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고발도 아니고 비난도 아닌 듯하다.
죽어가던 시민들이 마지막에 서로의 이름을 물으며 자신들이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는 것.
거리로 나와달라는 신애의 목소리가 점점 우리를 잊지 말라달라는 흐느낌으로 바뀌어가는 것.
단지 잊지 말아달라는 것- 그 뿐이 아닐까.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잔인하며 한편으론 또 강한가.
전체적으로 짜임새있는 영화인듯.
시민들의 작은 행복을 묘사하는 부분부터 그게 무너져가는 과정.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형과 동생, 아버지와 아들, 스승과 제자, 의사와 환자, 친구들..
그들이 거리로 나간건 이념도 정치도, 무엇도 아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중히 여길만한 가치. 그것이 위협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애국가를 배경으로 계엄군이 시민에게 총을 발사하던 장면.
얼마나 아이러니였던지.
그리고 신애의 손.
폭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만 같던 간호사 신애의 손이 피로 물들고,
결국은 총으로 계엄군을 쏘기까지. 붉게 물든 손을 망연히 쳐다보는 신애의 눈.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듯 느껴지는 영화였기에
정말 인상깊은 장면이 많았다.
전두환은 얼마나 쓰레기인가-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맘 속에 짠하던 여운이 사라지고 남은 생각.
실제로 있었던 거에 비하면 굉장히 약하게 묘사한거라는데도 충격적이었는데..
안타깝다.
바람피기 좋은 날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였지만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가 인상적.
바람 핀다는 건 의외로 굉장히 심각한 일은 아니었던 건가.
그냥 친구를 만나듯이-
일상에서의 답답함을 벗어나는 것. 자기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
분명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자와 함께 해야하는 것이지만.
안되니까 다른 대상을 찾는 건지도 모른다.
둘 중에 한명은 불순한 목적이 있어서 문제지 (대체로 남자쪽이 -_- )
난 뭐 절대 바람필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