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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5 디워와 진중권, 라따뚜이, 비평 3

디워와 진중권, 라따뚜이, 비평

Posted 2007. 8. 25. 13:24, Filed under: Story

우리 회사가 있는 국민일보 빌딩에서 "진중권과 누리꾼의 맞장토론" 이라는 게 열린다는 안내문을 보고
참 기가 찼다.

평소에 진중권씨가 전공한 미학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의 책도 몇 권 읽어보았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상당히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번에 100분토론에 나와서 '정당한 평론에 대해 떼로 몰려다니며 악플을 늘어놓는 네티즌'들 이라면서
평론 좀 하게 내버려두라던 태도부터 점점 싫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누리꾼을 불러다 놓고 맞장 토론이라니
그 치졸한 행동에 어이가 없다.

저게 지성인의 태도인가. 자기 기준에만 맞춰서 영화를 해석하고 막 말할 때무터 저건 아니다 싶었는데
자기가 수준낮다고 비난했던 네티즌들 한테도 꼭 이겨서 수모를 줘야만 성이 풀린다는 건지.
저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네티즌을 불러다 놓고 그렇듯한 말로 전문적이고 어렵기만한 어휘를 늘어놓으며 그들의 말문을 막고는
또 비난할 것 아닌가. 얼굴보고 이야기 좀 하자고 불러다 모았더니 할 말도 못하더라.
역시 네티즌이라는 것들은 익명성을 이용해서 떠들어대는 바보들이다. 라고 몰아가려나.

디워에 대한 진중권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에 좀 놀랐다.
그는 영화 전문가도 아니고 영화가 단지 예술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도 강하다는 것을
부정하고 있으며 영화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 같은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학" 이라는 기준을 들이대고 평가할 가치도 없다고 말한다.
분명 영화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말들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영화에 대한 그의 평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가 디워를 평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심사숙고했는지 모르겠지만 6~7년에 걸친 한 사람의 노력과 그 결과물을 평가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라고 말할 수 있다는게 너무 놀랍고, 그 자체가 영화에 대한 그의 이해가 부족함은 물론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디워가 네티즌의 여론 때문에 디워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조차 못하는 현실 때문에 토론에 나와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깨어있는 지식인의 대변인인척 하면서 네티즌들의 태도, 그리고 쓰레기 같은 영화를 들고 와서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는 심형래 감독을 욕했지만, 내가 봐서는 그냥 편협하고 고집세고 지기 싫어하는, 자기만에 세계에 갇힌 사람이다.

(약간 이야기가 샜지만, 누구도 디워에 대해서 평론을 못하게 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네티즌 중에는 디워를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어느 영화나 그렇듯이 말이다. 오히려 재밌다고 생각한 네티즌을 자극해서 흥분시키고, 이상한 분위기로 몰아간 것이 누군지 생각해보자.
영화도 보지 않고 평론을 썼던 감독들 아닌가?)

물론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대중들과는 다른, 약간은 고급스러운 잣대와 통찰력을 가지고 어떤 현상을 접하고, 대중들에게 잣대를 제공하는 것이 평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너희들은 뭘 모른다 라는 식으로 나오는 태도는 곤란하다.
그건 올바른 평론가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기준만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영를 평가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데우스엑스마키나만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

디워는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은 영화이다
 하지만 이루어 놓은 것도 많다.
(재밌게 본 사람들은 잘된 부분을 본거고 재미없다는 사람들은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거슬린 거겠지)

자기 성에 안차면 그냥 그 부분이 부족하다 정도면 족할 것을 굳이 이뤄놓은 성과까지 깍아내릴 건 뭔가.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커나가면 되지 않나.

평론가라는 건 그들의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으로 권위를 갖게 된 위치다.
그렇지만 그런 권위와 지식을 바탕으로 대중을 가르치는 것도 모자라 이기려 드는 꼴을 보니 정말 비호감이다.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이 공중파 방송에 나와 할 말 못할 말 다하면서, 알수도 없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으면서,
흥분해서 떠들어댄 것으로도 모자라서 이제 따로 불러다 맞장까지 뜨시겠다니..

잘나가는 평론가니까 말발로는 이길지 몰라도 나중에 그러다 뒤통수 한대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평론가에게 펜과 말이 있다면 누군가는 주먹을 쓰는 사람도 있는거 아닌가 ㅋ
(무식하다고 욕하겠지만, 맞을 때는 꽤 아플지도 모른다)

디 워에 관련한 진중권의 비판, 비난? 에 대해서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
진중권씨의 의견은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고 그가 네티즌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
SF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잘못되었고 CG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상당히 논리 정연하고 재미있으므로 링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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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보고 싶었던 라따뚜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요리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쥐와,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지만 유명한 주방장의 아들의 이야기)

이 영화에는 굉장히 엄격하고 비판적이어서 삐뚤어진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음침한 분위기의 비평가가 나온다.
(이 비평가로 인해서 유명한 요리사이자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요리책을 썼던 별 5개짜리 레스토랑의 주방장인 구스토씨는 별을 두개나 빼앗기고는 상심해서 세상을 떠나버린다.)

그가 마지막에 쥐가 만든 요리를 먹고 나서 내린 평론.
굉장히 인상깊어서 인용한다.

(개인적으로 진중권씨가 이 영화를 보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아니 난 그가 앞으로 한국영화에 대해서 내릴 모든 평론이 궁금하다 ㅋ 과연 그는 계속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비평이라는작업은 굉장히 쉬운 일이다.
위험부담이 없을 뿐더러 우리의 평론만 목 빠지게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젠척 할 수 있는직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쓰기에도읽기에도 재미있는 나쁜 말들을잔뜩 적어 놓는다.
하지만 쓴소리를잘하는 우리 평론가들은 어쩌면 겉모습만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것들이어쩌면 우리의 비평보다 더 의미가있는 건인지도 모른다.
비평가들이 간과하는것이 하나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발견과 방어이다.
세상은 새로운 재주나 창작물에관대하지 못하다.  그들은 친구가 필요하다.

나도 어제밤에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
정말 기가 막히게맛이 있는 소스가 뿌려진 아주 특별한 식사!
음식이나 주방장 모두에 관해 내가 느끼고 있는 추잡한 선입견은 모두 배제한 채 얘기하기로 하겠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므로!

솔직하게 말해 예전에는 믿지 않았다.
구스또주방장의유명한 좌우명인 누구든지 요리할 수 있다는 말을..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이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술가는어디서든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구스또에서 요리하고 있는 그 비천한 요리사를 상상하면 이 평론 자체가 정말 힘들겠지만 감히 말한다,
그는 프랑스의 그 어느 요리사보다도 훌륭하다고!
다시 구스또에 가고싶다. 더 먹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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