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내가 원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하려는 거지만.
여유롭게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샘도 나고 그렇다.
지금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걸 참고, 힘든걸 견디는게 정말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질까.
과연 미래의 행복이 내가 즐기지 못했던 지금의 보상이 될까.
이십대의 즐거움이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만 같고,
즐기면서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보내는 내가 안타깝기도 하다.
왜 참고 기다려야하는가. 지금 즐거우면 안되나.
그러던 차에 이선임님 책장에서 마시멜로 이야기(Dont Eat the Marchmallow..Yet)라는 책을 봤다.
예전부터 마시멜로 실험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내용도 그저 그런 교훈적인 우화겠거니 생각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 보자 하는 마음에-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개인의 만족 유예 정도와 사회적 성공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일종의 심리학, 사회학 실험? 으로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린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인 마시멜로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15분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을 경우에 하나를 더 주겠다고 한 후, 15분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10년 동안의 성장과정을 상호 비교한 실험.
실험 결과 아무런 감시자가 없는 상황에서 15분 동안 자신의 욕구를 참아낸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와 성격발달 정도가 더 뛰어났다는 것. 미래의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서 당장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인 것이다.
이 책은 이 실험의 대상자이면서 15분을 참아냈던 아이 중의 한명인 성공한 사업가가 마시멜로를 바로먹어 치운 타입에 속하는 그의 운전수로 일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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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이전부터 짐작하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전하고자 하는바도 역시 그러했지만
읽는 동안 적지 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책.
책을 읽기 전에 했던 생각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진 못했지만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주었고,
마시멜로를 먹지않고 참을 수 있도록 살짝 도와주는(?) 정도 ㅋ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나에게 마시멜로이고 무엇이 진정한 보상인가하는 가치관과 얼마나 참아야할 것인가하는 정도의 문제.
보상 또한 중요한 요소이므로 무작정 참기만 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걸 참고, 힘든걸 견디는게 정말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질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지만 과연 미래의 행복이 내가 즐기지 못했던 지금의 보상이 될까...
이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즐기기만 하는 무책임함은 결코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라는 것이 힘들고 참고 견디기만 해야하는 시련으로만 가득찬 것은 결코 아니지 않나 ^^
꿈을 향해 가는 길이니까- 혹은 그게 아니라도 수많은 이유들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이 책에서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별 가치가 없는 찰나의 즐거움으로 현재뿐 아니라
가질 수 있었던 미래의 행복까지 갉아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시멜로가 하나뿐인 사람에게는 참고 기다리며 또하나의 마시멜로를 받는다는 것이 현명하고 좋은 방법이지만 이미 많은 마시멜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 모든 사람이 똑같은 마시멜로를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 다는 점에 굳이 시비를 걸지 않는다면 좋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
못가진 자들이 희망을 가지게 해 불만을 잠재우려는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삐딱한 음모론은 접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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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한번 뿐인 청춘을 그 누가 즐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긴 여정일세.
나는 가장 유혹에 굴복하기 쉽고, 강렬한 매혹에 빠져들 수 있는 시절에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꾹 참고 있었네.